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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_라비올리

작은 이탈리아 식당, 라비올리를 만드는 셰프들은 대체로 침착하고 인내심이 강했다. 그들은 인스턴트 재료가 주는 편안함과 원가 절감의 유혹을 뿌리쳤다.

새벽에 일어나 밀가루와 계란 소금으로 생면을 반죽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소를 만들고 소스를 개발하는 데 감각을 총동원한다.

 

 

라비올리를 한입 떠먹으면 널찍한 면이 소스를 흠뻑 머금기 때문에 즉각적인 풍미가 와 닿는다. 절정은 라비올리가 입에서 터지는 순간이다.

폭신한 면 속에 꽉 들어찬 소, 소스의 삼위일체. ‘파스타’라는 카테고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입체적인 맛이다.

 

 

셰프는 라비올리를 만들며 할머니의 손맛을 떠올린다고 했다.

속은 취향이나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들어간다. 소고기, 새우, 랍스터, 버섯과 가지, 치즈까지. 소스에 버무려 먹는가 하면 맑은 브로스에 국처럼 떠먹기도 한다.

얇게 밀어낸 반죽에 소를 둥글려 올리고 그 위에 이불처럼 반죽을 덮어 라비올리 스탬프로 찍어낸다.

소스는 라비올리를 매력적이게 하는 요소다. 맑은 생선육수를 낼 수도 있고 산뜻한 토마토소스, 육즙에 졸인 와인이나 크림소스를 넣을 수도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라비올리를 시그니처 메뉴로 내세우는 식당이 생겼다. ‘끌림이탈리아’는 소고기의 감칠맛이 살아있는 브라자토라비올리(사진)가 으뜸이다.

양질의 소고기를 푹 삶다 와인에 졸여내는데 3시간 이상이 걸린다. 먹기 좋게 찢어내 다시 동그랗게 빚어내니 탄력적으로 씹히다가도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는 사르르 녹았다. 소스는 소고기 육수에 레드 와인을 졸여 풍미를 올린다.

이탈리아에서 함께 유학한 두 명의 셰프가 매일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다. 손님을 대하는 정성은 음식의 맛을 한껏 따뜻하게 한다. 

 

 

‘파올로데마리아’도 라비올리를 잘하는 곳이다. 이탈리아 출신 베테랑 셰프의 삶에서 우러나온 맛이다.

비트로 붉게 물들인 반죽에 속으로는 치즈를 넣었다. 편안하게 푹 익혀내니 혀끝에 달라붙고 토마토소스로 상큼하게 마무리된다.

건조해 올린 가지칩이 매력적이다. 편안하지만 정제된 형식이다.

 

 


‘플로이’도 유명하다. 작고 동그란 우주선 모양의 라비올리가 농어를 맑게 우린 브로스에 담겨 있다.

랍스터와 염소치즈, 버섯과 허브를 넣은 메뉴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컨템퍼러리 유럽식을 지향하는 조리팀이 개발한 창의적 라비올리다.

 

임선영 음식작가·‘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끌림 이탈리아

서울 강남구 논현로 151길 17.

브라자토라비올리 1만6000원, 스피나치크림라비올리 1만5000원

 

 

파올로데마리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42 1층.

가지치즈라비올리 2만8000원

 

 

플로이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17

랍스터염소치즈라비올리 2만5000원, 버섯샬롯허브라비올리 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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