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R

[미식가의수첩] 홍지윤 요리쌤의 오늘 뭐 먹지_파스타

수년 전 어느 요리평론가가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파스타는 국물에 말아놓은 듯 소스가 흥건한 국적불명의 요리’라고 혹평한 글을 읽은 일이 있다.

초창기 어설픈 초보 요리사들이 인기 있는 서양요리랍시고 흉내 내듯 만들어 내는 일이 흔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더구나 퍽퍽한 요리보다 국물음식을 선호하는 데다가 소스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취향에 맞추느라 국물에 빠진듯한 파스타가 생겨난 것이다.

당시에 흥건한 소스만큼이나 아쉬웠던 것은 푹 퍼지게 삶아 목 넘김조차 부드러운 파스타의 질감이었다.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는 소스에 치중하기보다는 재료와의 조화를 중시하고 밀가루 본연의 풍미와 식감을 즐기는 편이다.

파스타의 종류에 맞춰 식감을 살려 삶아내려면 오랜 내공이 있어야 하고 다른 재료와 함께 퍼지지 않게 단시간에 팬에서 볶아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초기에 국내요리사들이 비빔국수인 듯 파스타인 듯한 어중간한 요리를 만들어 낸 것도 언뜻 보기에 쉬워 보이는 파스타를 만만히 봤기 때문이다.  



파스타는 세계적인 인기만큼이나 그 역사도 깊은 요리다.

마르코폴로가 중국의 면을 갖고 와 이탈리아에 전파 했다는 전설 같은 헛소문과 달리 기원전 4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반도에 거주했던 에트루리아인들의 유적에서 파스타를 만드는 도구가 발견되었고 고대로마에서도 파스타를 먹었다.

16세기 나폴리 왕국에서 기근을 해결하고자 파스타를 건조하여 보급한 것이 오늘날 건파스타의 시작이다.

생 파스타는 일반 밀가루로 반죽하기도 하지만 건조 파스타는 듀럼밀을 거칠게 빻은 세몰리나를 원료로 물과 소금, 달걀을 넣어 만든다.

그 모양에 따른 종류가 7백 여종에 가깝고 지금도 이태리 각 지역에서 새로운 종류의 파스타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요즘은 국내요리사들도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파스타도 알 덴테(al dente, 치아가 살짝 저항감을 느낄 정도로 쫄깃하게 삶는 방식)로 잘 익혀내고 생 파스타를 직접 반죽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단, 파스타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딱 한 가지가 흠이다.

이탈리아 어느 지방의 파스타 경연대회에서는 파스타의 맛을 드라마틱하게 승격시켜주는 트러플 오일, 프로슈토, 발사믹 등 몇 가지 재료의 사용을 제한한다고 한다. 국내요리사들도 트러플(송로버섯), 어란, 성게알 같이 넣기만 하면 마술처럼 맛있어지는 고급재료 말고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합리적 가격의 파스타를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볼피노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7.

010-2249-1571,

멧돼지라구 딸리아뗄레 2만8천원




이태리재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74-9,

070-4233-6262,

문어라구파스타 3만6천원




빠넬로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5길 29,

02-322-0920,

까르보나라 2만4천원   




도우룸

서울 서초구 동광로 99,

02-535-9386, 02-535-9386,

각종 생파스타 2만원대





이전글목록보기다음글
페이스북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