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R

먹을 때마다 ‘유쾌’해지는 음식, 육회



먹을 때마다 ‘유쾌’해지는 음식

육회


육회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몽고 군대의 전투식량에서 시작하여 흉노족, 훈족, 돌궐족, 타타르족 같은 뜬금없는 민족 이름들이 등장하고, 함부르크와 햄버거의 관계가 언급되며, 종국에는 스테이크 타르타르에 이르게 됩니다.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우리의 육회와 워낙 그 성상이 비슷하고 계란 노른자까지 고기 위에 올라가니 두말할 나위 없는 형제지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불을 이용하여 고기를 익히거나 구워먹기 전까지는 날로 먹어왔기 때문에 육회의 근원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일 지도 모릅니다.



육회란 모든 동물의 날고기를 뜻하지만, 조류나 말 혹은 돼지 등은 쉽게 접할 수 없거나 감염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개는 소의 생고기를 이릅니다.

동북아에서도 우리나라만 육회 문화가 발달하였지 중국과 일본은 그다지 생고기를 즐기지 않았습니다.

공자님 시절에도 회를 먹기는 하였으나 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었고, 특히나 일본에서는 육식을 금지했던 기간이 천 년 이상으로 길었으며, 몇 해 전에는 소의 육회를 먹고 발생한 O-157 집단 감염 사태로 아예 금지 식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육회’와 ‘육사시미’의 차이는 무얼까요?

육사시미라는 단어는 일본말과 결합한 조어라서 좀 고약합니다. 차라리 생육회라고 하거나 지역 명칭인 생고기 혹은 뭉티기라 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지요.


생육회는 도축한 고기를 당일에 내어야 하므로 도축장이 쉬는 날엔 당연히 식당 메뉴에 없어야 맞습니다.


식당에 따라 고기를 얇게 저며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아예 깍두기 모양으로 두텁게 썰어서 내는 집도 있지만 집집마다 특유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새로운 식감의 세계를 경험할 것입니다.



육회는 도축하고 시간이 좀 지난 고기를 사용합니다. 결국 고기에 경직이 일어난 이후이므로 이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하여 양념을 하게 됩니다.

대개 기름기가 없는 소의 붉은 살코기를 가늘게 썰어서 간장, 다진 마늘, 참깨, 설탕과 고루 버무리고 채 썬 배를 곁들여 먹지요.



육회의 가장 특징적인 웃기(고명)는 배와 계란 노른자입니다.

배는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연육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달콤함을 더해주죠. 그러나 배와 육회가 직접 맞닿으면 고기 자체가 빨리 흐물흐물해져서 안주삼아 권커니 잡거니(자커니) 하기엔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계란 노른자를 올리는 까닭은 고기의 느끼함과 비릿함을 잡아주고 고소함을 더해주기 위함이라지만 조금 의문스럽긴 합니다. 계란 노른자 자체가 비릿한데다 육회 본연의 맛을 감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른자 대신에 마늘 다진 것이나 청양고추를 채 썰어 넣는 것이 더 좋다고 하는 분도 많으신데, 비싼 자바리(다금바리) 회를 초장 듬뿍 묻혀 깻잎에 싸먹는 것과 비슷한 경우는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노른자를 넣어야 한다면 노란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확연하니 차라리 미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막 도축한 특수부위 생고기’에 짙은 ‘분칠’을 하지 않은 육회를 선호합니다.

노른자는 당연히 빼고 배와 육회 사이에 휴전선 같은 철책을 둘러 젓가락으로 고기와 배를 따로 집어 먹을 수 있는 방식이지요.



시인 문현미는 ‘육회를 먹으며 유케-유케-소리를 내면/입안 가득히 유-쾌-한 맛이 번져 나가고’라 하였는데, 발음 그대로 입안으로부터 유쾌함을 불러오는 음식이 바로 육회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제가 oo고등학교 ‘육회’ 졸업생이로군요.



남보원불고기

경기 수원시 정조로922본길 22

031-245-9395

육회 120,000원


 

천황식당

경남 진주시 촉석로207번길 3

055-741-2646

육회 30,000원



 

육회자매집

서울 종로구 종로 200-4

02-2271-3609

육회 12,000원




이전글목록보기다음글
페이스북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