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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윤 요리쌤의 오늘 뭐 먹지_소바





소바




어렴풋한 기억으로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졸업하기 전인 듯하다.

여름을 앞두고 한 식품회사가 야심작으로 인스턴트 메밀국수를 처음 출시해 광고가 한창이었다.




달달한 간장소스에 톡 쏘는 고추냉이를 살짝 곁들여서, 말아먹든 찍어먹든 내 맘대로 먹는 메밀국수가 맵고 짠 음식을 잘 못 먹는 어린 입맛에 제대로 취향저격이었다.

결국 그 해 여름 내내 밥 대신 인스턴트 메밀국수가 주식과 간식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먹었던 메밀국수에 진짜 메밀이 과연 들어있기나 했을까 싶다.

귀한 메밀대신 태운 보릿가루를 넣어 가짜 메밀면을 만들어 팔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일본식 소바(蕎麦)와 한국식으로 변형된 메밀국수를 만드는 식당들이 구분되고 주와리(十割, 메밀가루 100%로 만든 일본식 소바)와 니하치(二八 : 밀가루와 메밀의 비율이 2:8인 소바)같은 일본식 소바구분법도 웬만큼 알려진 세상이 되었다.




소바는 스시, 텐푸라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이면서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라 하여 한 해를 보내며 섣달 그믐날 먹는 통과의례의 음식이기도 하다.

메밀의 원산지는 티벳으로 나라시대 이전에 일본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밀은 애초에 기근을 해결하는 구황작물로 취급 받았고 거칠게 갈아 물로 우리의 수제비처럼 반죽하여 대나무 틀에 올려 쪄먹거나 물에 삶아 먹는 형태(소바가키)였다.


16세기말부터 제분기술이 발달하면서 반죽은 국수형태로 발전했고 17세기 에도시대 이후 급속히 퍼져나가 일본의 전국요리가 되었다.

글루텐이 적은 특성 때문에 밀가루, 마, 곤약 같은 끈기를 더해주는 첨가물을 넣으면서 메밀함량에 따른 소바의 구분이 생겼고 여기에 디테일에 강한 일본인들의 재능이 더해져 다양한 소바가 탄생했다.


거뭇한 껍질을 거칠게 갈아 넣어 향이 강한 이나카(田舎)소바는 나가노현 (長野県), 아이치현(愛知県)등의 산촌에서 만들어졌고 도정했을 때 속 부분에서 나오는 뽀얀 가루만으로 반죽한 사라시나(更科)는 도쿄근방에서 주로 먹는다.


오리고기나 절인 청어 등 메밀에 곁들이는 고명에 따른 구분은 더 다양하다. 




초여름에 꽃을 피우고 늦가을에 수확하기 때문에 추울 때 먹어야 메밀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한겨울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메밀면이 진짜 냉면이라는 우리 실향민들의 주장과 맥이 닿는 얘기다. 하지만 요즘엔 냉장보관과 도정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햇메밀과 묵은 메밀의 차이가 크지 않단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소바는 사시사철 인기 요리다.

특히 메밀에는 간을 해독하는 콜린 성분이 많아 음주 후 해장에 좋다니 자주 먹어 손해 볼 일 없는 음식이다.    





노부 :

종로구 옥인길 23-6 102호

02-3210-4107

메밀만 소바 (냉) 9천9백원





미나미 :

서초구 서초대로58길 31-2

02-522-0373

아나고 난방 1만8천원




스바루 :

서초구 방배로42길 7

02-596-4882

자루소바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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