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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_샤브샤브

 

 

 

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

샤브샤브로 즐기는 가을 보양

 

 

 

 

대기업 비서실에 근무하는 후배는 샤브샤브를 좋아하는 상사를 위하여 접대용 맛집을 늘 물어오곤 했다.

정작 후배 본인은 국물 속의 고기를 싫어해서 좋은 양질의 고기를 잘 구워서 기름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먹어도 아까울 판에 물속에서 흔들어 맛있는 고기 육수를 없앤 뒤 먹는 샤브샤브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던 고기쟁이 후배가 마흔이 넘으니 자발적 외식 메뉴로 샤브샤브를 정해 와서 의외라 말했더니, 베지노믹스(vegetable economics)라는 유행 단어까지 거론하며 채소의 건강한 조리법은 바로 따뜻하게 데쳐먹는 거라며 가르치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 고기쟁이를 바꿔놓은 ‘채소 듬뿍, 고기 적당량’이라는 샤브샤브는 외식의 스테디셀러와 다름없는 듯하다.

 


샤브샤브란 용어가 별로 신기할 게 없는 시대가 되었다. ‘찰랑찰랑’이라는 샤브샤브의 단어 자체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지만 일본의 육식 금지령이 19세기 말에 풀린 것을 감안해 볼 때, 그 이전의 몽골의 육식이용 음식에서 일본 샤브샤브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는 설이 많다.

어원이 어찌되었건 현 시대의 외식형 메뉴로 매우 다양한 샤브샤브가 범람하고 있다. 요즘은 샤브샤브 식당을 가자면 일식이냐 중식(훠궈)이냐로 정확히 선택을 해줘야 될 때가 적지 않다. 굳이 차이를 보자면 육수가 진하고 향을 강하게 오래 끓여 밑준비 한 것이 중국식 샤브샤브라 볼 수 있다.

다시마 등 간단한 재료만 넣는 즉석 육수 방식의 일본식이 국내 외식 샤브샤브의 지평을 열어 놓았지만 지금은 일식 정통보다는 자가 발전한 한국 토착화 샤브샤브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업형 외식체인회사에서는 채소와 고기 뿐 아니라 여러 음식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하여 포만감을 극대화시키는 뷔페스타일로 대중들에게 접근하면서, 샤브샤브는 무제한 채소와 고기를 넣어 끓이는 뷔페형 국물요리로 인식하는 젊은 세대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역별 특색 샤브샤브는 아직도 특산물 맛집 메뉴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더 많다.

고흥이나 여수 일대의 여름용 갯장어샤브샤브, 서해안의 겨울 새조개샤브샤브 또는 봄의 쭈꾸미샤브샤브 등 제철 신선물을 즐기는 최선의 조리법으로 샤브샤브가 유명한다. 그 외에 제주나 충주에서 오랫동안 즐겨먹는 꿩샤브샤브, 지리산과 제주 일대의 흑돼지샤브샤브는 이미 지역의 명물이 되고 있다.

 

 


샤브샤브가 한국인에게는 연한 전골 육수와 유사하여 즉석에서 여러 명이 공동 냄비에 각양각색의 재료를 넣어 건지며 정감을 느끼는 나눔 요리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점점 일본 외식의 영향과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샤브샤브 또한 1인 1냄비 서비스가 늘고 있다. 여럿이 먹는 두리반 백반이 1인 쟁반상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한국인의 샤브샤브는 국물에 애착이 많아 일본 샤브샤브보다 육수의 간이 달곰하여 마지막에 먹는 죽이나 국수의 깊은 맛이 높은 편이다.

 


산청의 ‘약초와 버섯골’은 식당에 들어서면 마치 한약방에 들어온 듯한 향내가 진동하여 약초의 본고장다운 국물을 만들고 있다.

버섯농장에서 운영하는 포천의 ‘청산별미’는 버섯의 다양성과 화려한 색감에 놀라고 육수에 베어든 버섯 맛에 감동하게 된다. ‘유우’는 가운데 움푹 홈이 들어간 독특한 용기에 일본식 육수와 소스 맛을 가미하여 개성있는 본고장 맛을 체험하게 한다.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diaryr.com) 대표


 

 

유우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6길 23

02-3144-2578

와규 샤브샤브(1-2인분) 48,000원부터

 

 

 

청산별미(청산명가)

경기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1215

031-536-5362

한우버섯샤브(2인) 30,000원

 

 

 

약초와버섯골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로555번길 35

055-973-4479

약초와버섯샤브샤브(1인)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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