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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_밤에 달리는 징기스칸

 

 

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

밤에 달리는 징기스칸

 

 

 

특별한 날에만 양식당을 찾았던 시절이 생각난다.

 

남들보다 더 세련된 메인 음식으로 양갈비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양고기와 어울리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채 초록의 민트젤리를 곁들이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았던 때가 떠오른다.

 

특히 뼈째 나온 양갈비를 손으로 잡고 먹을지 말지를 고민하며 다른 사람들은 뼈에 붙은 살을 얌전히 잘 썰어 먹는지 은근슬쩍 주위를 곁눈질 하던 기억도 난다.

 

양고기는 당시 삼겹살처럼 막 구워 먹는 고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수준 있는 곳에서만 먹었던 양고기가 어느 날부턴가 ‘쯔란’이란 향신료를 듬뿍 찍어 먹는 값싼 꼬치구이집 메뉴가 되어 젊은이들의 왁자지껄 회식 메뉴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근사한 레스토랑의 양갈비스테이크와 가스냄새 잔뜩 밴 양꼬치가 같은 고기인지 혼란이 될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 호주나 뉴질랜드의 싱싱한 냉장 양고기의 유입은 외식 메뉴를 더욱 다양하게 열어 놓았다.

 

더 이상 양고기와 초록젤리의 접시를 놓고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양고기를 한우등심처럼 숯불구이로 먹은 뒤 된장찌개로 마무리하는 식당도 늘고 중국식 양고기전골 전문점 등 양고기는 더 이상 특별한 날의 선택고기가 아니었다.

 

 


특히 구운 고기를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징기스칸’은 양고기가 낯설고 누린내가 날 것 같다는 선입견을 단번에 해소해주는 요리라고 볼 수 있다.

 

두꺼운 철제불판은 우리의 육수불고기 불판같이 둥근 돔 형태이며 사이사이 구멍이 있어 숯불의 열기와 불향이 닿아 고기가 구워진다.

 

양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며 떨어지는 기름이 불판 아래로 흐르면서 양파, 대파를 기름지게 만들어준다.

 

잘 구워진 채소와 양고기를 간장소스에 푹 적셔 윤기 흐르는 흰밥 위에 얹어 먹으면 자연스레 한잔의 술이 뒤따른다. 양고기는 소나 돼지에 비해 기름기가 적어 처음 주문할 때의 계획보다 더 먹게되기 일쑤다.

 

국내 징기스칸 전문점들은 이름은 징기스칸이나 몽골의 유래보다는 일본 북해도 향토음식에서 어원을 찾고 그곳의 외식형태를 들여와 성업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1900년도 이후 북해도에서 양털공급을 위한 면양 사육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부산물인 양고기 음식이 발달되어 징기스칸요리가 생긴 것으로 유래되고 있다.

 

 

물론 몽골에도 양고기 요리가 있다.‘허르헉(Horhog)’이라는 대표적인 요리는 양고기를 통째로 냄비에 넣고 뜨거운 돌과 함께 쪄내는 매우 단순한 음식이다. 허르헉을 먹으면 평소 먹는 고기요리가 얼마나 섬세하고 공을 많이 들인 요리인지 느끼게 된다.

 

징기스칸 요리도 양고기를 불판에 구운 뒤 간장소스에 찍어먹는 스타일로, 어찌보면 다양한 밑간이나 양념 등으로 복합 과정을 거치는 요즘 고기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터프한 방식이다.

 

마치 몽골음식처럼 고기 본능에 충실한 구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름 또한 대륙을 정복한 징기스칸이라 명명한 것도 그리 어색해보이지는 않는다. 징기스칸 전문 식당들은 대개 저녁과 심야영업에 집중하는 곳이 많다.

 

고기요리가 낮에는 보신용이지만 밤에는 술도락가들의 애용요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징기스칸은 더 이상 몽골을 달리지 않고 밤을 달린다.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diaryr.com) 대표

 

 

이치류

홍대본점.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4.

02-3144-1312

생양갈비 27,000원

 

 

매종드램

서울 강남구 언주로148길 35

02-544-9612

생갈비 27,000원

 

 

야스노야 본점

서울 용산구 후암로 8-1

02-777-0708

생양갈비 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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