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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_곰장어! 징그러워도 맛 하나는 끝내줘요

 

 

 

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

곰장어! 징그러워도 맛 하나는 끝내줘요

 

 

꼼장어가 맞는 말인지 아니면 곰장어가 맞는 건지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합니다. 그렇다면 먹장어는 또 뭘까요? 실제 표준말은 먹장어가 맞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은 곰장어인데 대체로 ‘꼼장어’라고 발음합니다. 일본에서는 곰장어를 '장님장어'라며 한자로 맹만(盲鰻)이라 쓰지만, 장애인 비하 문제가 있어 '누타우나기'로 바꾸기 시작했는데, '누타'는 점액을 뜻한다고 하네요.

그만큼 곰장어는 피부 바깥에 수많은 누공을 통해 점액질을 분비하여 먹잇감을 꼼짝 못하게 하거나 자신을 방어합니다. 우리말로 '곰'이나 '먹'은 '보이지 않다' 혹은 '검다'라는 뜻이 있으니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뜻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 '곰'이 '꼼'으로 더 불리는 것은 된소리가 발음하는데 우세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마치 소주를 ‘쏘주’로,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는 것이 편한 것처럼 말입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발음을 해야만 그 맛이 떠오르거든요. 만약 ‘소주’라 부르면 인생의 고단함이 빠진, 알코올이 날아간 맹물만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곰장어를 먹기 시작했을까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뱀을 닮은 장어 종류를 꺼려했는데, 한국전쟁 전후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때부터 곰장어를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때는 피혁제품을 만들기 위해 곰장어 껍질을 벗겨 일본으로 전량 보냈고, 그 몸통을 처음에는 버리다가 양념에 발라 구워 팔기 시작한 곳이 부산 자갈치시장이라지요? 비록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점차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몸값 역시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요즘은 국내산만으로는 공급이 태부족이라 해외 여러 나라에서 수입을 하는데, 예전에는 일본에서 주로 들여왔습니다. 일본에서는 붕장어(아나고), 민물장어(우나기) 그리고 갯장어(하모)는 많이 즐기지만, 곰장어를 먹는 곳이 많질 않아 우리나라로 수출을 했다니 정말 아이러니로군요.

 

 

저는 대학초년생 때 포장마차에서 처음 곰장어를 만났습니다. 이미 껍데기가 벗겨져 불그레한 몸통으로 누워있는 '죽은곰장어'를 양념에 재워 구워주면, 주머니의 돈을 재확인하고 ‘정확히 계량된 쏘주 반 병’과 함께 먹었던 기억입니다.

처음 입에 넣을 때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해서 먼저 술을 한두 잔 마시고 나서야 가능했지요. 그만큼 곰장어 생김새는 참 못나고 징그럽습니다.

얼핏 보면 미꾸라지를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실제 생물계통분류상 어류에 속하지도 않는 일종의 화석생물입니다. 다른 장어 종류에서 볼 수 있는 턱마저도 없고 빨판처럼 생긴 둥근 입이 특징적이라 무악류 혹은 원구류로 분류되지요.

 

 

제가 경험한 가장 엽기적 음식 중에 부산 기장의 짚불곰장어가 있습니다. 가족들과 같이 호기롭게 들어갔지만, 정작 접시 위에는 검게 탄 뱀 혹은 썰지 않은 순대 같은 것이 올려 있어서 일단 겁부터 살짝 났습니다.

목장갑을 낀 아주머니가 손으로 껍질을 쓰윽 훑어내니 곰장어 속살이 드러났고, 이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주시는 몬도가네 퍼포먼스에 다들 넋이 나갔지만, 한 점을 맛보고 난 뒤엔 접시가 금방 비워졌습니다.

 

 

‘코로나 블루’를 이겨보고자 강변역 인근의 산곰장어집을 찾았습니다. 맛은 옛날 그대로인데 그 많던 손님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코로나가 온 세상을 뒤집어놓았습니다.

곰장어처럼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으로 고난의 시기를 잘 버텨야겠지요?

 

 

 

강변꼼장어주꾸미

서울 광진구 구의강변로 79

02-3436-5800

산곰장어양념 46,000원(2인분) 산곰장어소금구이 40,000원(2인분) 주꾸미양념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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