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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_나는 해장을 하러 미술관에 간다!

 

 

 

 

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

나는 해장을 하러 미술관에 간다!

 

 

 

나는 해장을 하러 미술관에 간다!

 

친구들과 늦게까지 어울리다보면 술이 술을 불러 과음을 하게 되고, 다음날 아침엔 숙취에다 시야까지 흐릿한 경우까지 있습니다.

속만 해장을 할 것이 아니라 눈도 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해장국 한 그릇 먹고 미술관을 들러볼까 하는 고민을 할 때도 있지요.

술 때문에 눈이 흐릿하거나 눈동자가 풀렸을 경우 해장이 아닌 해안(解眼)을 하러 미술관에 간다는 말인데, 숙취 중에 시선을 고정하여 무엇에 집중하니 빨리 깨는 개인적 경험이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이러다 누가 미술책 제목으로 '나는 해장을 하러 미술관에 간다!'를 쓸 지도 모르겠네요. 영어로 해장술을 ‘아이 오프너’라고도 하는데, 숙취를 없애려고 한잔 더 마시면 눈이 뜨이게(맑게) 된다는 말은 아예 뇌를 마비시켜 통증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해장술이야말로 건강에 치명적이고 그 효과 또한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어서, 작취미성(昨醉未醒)을 즐기다가 취생몽사(醉生夢死) 당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왜 사서 숙취 고생을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지만, 어차피 내려올 산을 목숨까지 걸고 올라가는 산악인과 같은 심정이라고 애주가들은 둘러댑니다. 

 

 

지금까지 저는 해장의 한자가 ‘解腸’으로 알았는데 찾아보니 해정(解酲)에서 나온 말이고, 이는 ‘정’을 ‘장’으로도 독음이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여기서 정(酲)이란 술로 인해 생긴 병을 뜻하지만, 쓰린 속을 풀어준다는 의미라면 해장(解腸)을 써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닌 듯합니다. 게다가 오랜 세월 해장이란 말을 써와서 굳어진 것을 이제 와서 굳이 해정으로 되돌릴 까닭도 없습니다. 

 

요즘 편의점이나 약국에 가면 차고 넘치는 것이 숙취해소용 음료와 약들입니다. 그 종류가 하도 많아서 술꾼들은 뭘 고를까 고민인데, 어찌 보면 저녁에 술을 또 마시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아버지 세대에는 어머니의 잔소리가 가미된 꿀물이나 설탕물이 고작이었지요.

그리고는 국물로 해장을 하셨는데, 대개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에 그 안의 내용물은 참으로 다양하였습니다. 콩나물, 북어, 선지, 다슬기(올갱이), 홍합(섭), 재첩, 낙지, 뼈다귀와 감자, 복어, 아귀, 대구, 우럭, 내장 종류, 시래기, 우거지...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이 해장국의 재료가 됩니다. 뜨거운 국물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차가운 냉면 육수를 들이키는 것이 최고의 해장이라는 사람도 꽤 있고, 고흥의 피굴이나 동해안의 물회를 꼽는 지역적 특성도 보았습니다.

 

수원 삼성전자 정문 근처에, 살아있는 전복을 넣은 콩나물 해장국집이 있습니다. 잘 다듬은 콩나물과 깐 새우, 오징어 등이 넉넉하게 들어있고 국물이 아주 맑습니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조금 썰어 넣으면 칼칼한 것이 땀까지 송송 맺히지요. 반주로 소주 두어 잔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아직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 불행 중 다행입니다.

 

 

술 이야기가 나왔으니 객쩍은 소리 하나 하지요.

 

 

골프를 치거나 야외 활동을 할 때 선글라스를 끼면 피부가 덜 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뇌가 감지하여 멜라닌 세포들의 활성도를 조정한다지요? 그렇다면 빨리 취한다는 해장술을 마실 때 선글라스를 끼고 마시면 뇌가 밤으로 착각하여 덜 취하지는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도전적인 임상실험 숙제가 생겼네요.

 

 

 

아라전복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원로 299

031-214-9995

전복콩나물해장국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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